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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처 부고, 근조화환을 보낼지와 명의를 정하는 기준

거래처에서 부고가 전해지면 판단이 한 번에 서지 않습니다. 사내 임직원의 상이라면 경조 규정이 답을 주지만, 회사 밖의 관계는 규정에 다 담기지 않습니다. 보내야 할 자리인지, 보낸다면 회사 이름으로 나갈지 담당자 이름으로 나갈지, 어느 정도의 격으로 맞출지를 그 자리에서 정해야 합니다. 게다가 장례는 사흘 안에 끝나는 일정이라 검토할 시간도 길지 않습니다. 볼 순서를 정해 두면 이 판단은 몇 분 안에 마무리됩니다.

보낼 자리인지 먼저 가릅니다

거래처 부고를 앞에 두고 가장 먼저 볼 것은 거래 규모가 아니라 관계의 성격입니다. 크게 세 갈래로 나누면 대부분 정리됩니다.

상을 당한 분이 우리 회사와 직접 일하는 담당자이거나 그 위의 결정권자라면, 일반적으로 화환을 보내는 자리로 봅니다. 앞으로도 얼굴을 마주할 관계이고, 빈소에 회사 이름이 서 있는 것 자체가 예를 갖춘 표시가 됩니다.

거래는 있으나 창구가 실무 단위에 머물러 있고 상을 당한 분이 그 창구와 직접 이어져 있지 않다면, 조의 인사나 부의로 대신해도 결례가 되지 않습니다. 회사 대 회사의 관계에서 모든 부고를 화환으로 받아야 한다는 관례는 없습니다. 오히려 관계의 깊이에 견주어 과한 형식은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상대가 공공기관이나 공직자와 관련된 경우에는 경조사비 수수에 별도의 법령 기준이 적용됩니다. 금액과 형식 모두 상대 기관의 안내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고,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보내지 않는 쪽이 서로에게 부담이 적습니다. 부고에 화환을 사양한다는 안내가 있다면 그 뜻이 앞의 기준들보다 앞섭니다.

회사 명의와 담당자 명의

보내기로 정했다면 다음은 리본에 남을 이름입니다. 이 선택은 취향이 아니라 조의의 성격을 드러내므로 미리 갈라 두는 편이 좋습니다.

명의어울리는 상황남는 인상
회사 명의법인 대 법인의 관계에서 예를 갖출 때조직이 공식적으로 조의를 표했다
부서 명의특정 부서와 오래 협업해 온 상대일 때함께 일한 사람들이 보냈다
담당자 개인 명의개인적 친분이 관계의 중심일 때사람과 사람 사이의 조의다

판단이 서지 않으면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를 보면 됩니다. 회사 예산으로 나가는 화환에 개인 이름만 적히면 이후 정산에서 근거가 흐려지고, 반대로 개인 돈으로 보내면서 회사 이름을 쓰면 회사가 보낸 것으로 기록됩니다. 지출한 주체와 리본의 이름을 맞추는 것이 뒤탈이 없습니다. 회사 명의로 보내되 담당자가 따로 조문을 간다면, 화환은 회사 이름으로 두고 부의는 개인으로 하는 조합이 흔합니다. 명의가 다르므로 이중으로 한다는 어색함이 없습니다.

등급은 규정이 없으면 관계의 폭으로

사내 규정에 거래처 조항이 있으면 그대로 따르면 되고, 없다면 관계의 폭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근조 3단 화환은 일반 9만원, 일반A 10만원, 고급 11만원, 특 14만원으로 단계가 나뉩니다. 예를 갖추는 정도의 통상적인 거래 관계라면 일반이나 일반A로 단정하게 맞추고, 오래 이어 온 주요 거래처이거나 대표 명의로 나가는 자리라면 고급이나 특을 고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태를 절제하고 싶다면 오브제 화환이 1단 10만원, 2단 14만원입니다. 빈소가 작거나 화환 반입에 제한이 있는 곳이라면 10만원 근조바구니가 대안이 되고, 장례 뒤에도 유족에게 남는 형태를 원한다면 11만원 쌀화환을 택하기도 합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같은 상대에게 여러 부서가 각각 보내는 상황입니다. 같은 회사 이름의 화환이 빈소에 두세 개 서 있으면 정성으로 읽히기보다 조율이 안 된 것으로 보입니다. 대외 조의는 창구를 한 곳으로 모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촉박할 때의 처리 순서

거래처 부고는 사내 부고와 달리 몇 다리를 건너 전해지는 일이 많아, 알았을 때 이미 하루가 지나 있기도 합니다. 이때 필요한 정보는 장례식장 이름과 지역, 고인 성함, 그리고 발인 일시입니다. 빈소 호실은 몰라도 주문에 지장이 없으므로 상대에게 되묻느라 시간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오후 6시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2~4시간 안에 배송되고, 그 이후에는 다음 날 오전에 도착합니다. 설치가 끝나면 사진이 전송되므로 리본에 적힌 회사명과 직함을 그 사진으로 확인하면 됩니다. 명의나 문구를 잘못 넣은 것을 알았더라도 주문 후 30분 이내이고 제작 전이라면 전액 환불로 취소할 수 있으니, 발견 즉시 연락하는 편이 빠릅니다.

정리하면 거래처 부고는 관계의 성격으로 보낼 자리인지 가르고, 비용을 부담하는 주체에 맞춰 명의를 정하고, 규정이 없으면 관계의 폭으로 등급을 맞추는 순서로 처리됩니다. 대외 조의에서 상대가 기억하는 것은 화환의 크기보다 제때 도착했다는 사실과 이름이 정확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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