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입구에서 꽃이 아닌 검은 깃발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세로로 긴 천에 근조라는 글자와 단체의 이름이 적힌 이것을 근조기라고 부릅니다. 화환과 마찬가지로 조의를 표하는 물건이지만, 생김새만큼이나 쓰임과 관습이 다릅니다. 부고를 받고 근조기를 보내야 할지 화환을 보내야 할지 헷갈린다면, 두 물건이 각각 무엇을 대표하는지부터 살펴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형태와 용도의 차이
| 구분 | 근조기 | 근조화환 |
|---|---|---|
| 형태 | 깃대에 단 세로형 깃발 | 생화로 만든 스탠드형 화환 |
| 표기 | 근조 문구와 단체명이 천에 크게 인쇄 | 리본에 명의와 조의 문구 |
| 주로 보내는 주체 | 단체, 조합, 향우회, 산악회 등 | 개인, 회사, 단체 모두 |
| 성격 | 소속 집단의 공식적 애도 표시 | 보내는 이의 조의와 예우 표현 |
| 설치 | 장례 기간 내내 입구나 복도에 게양 | 빈소 앞 복도에 배치 |
근조기의 본질은 깃발이라는 데 있습니다. 깃발은 개인이 아니라 집단을 상징하므로, 근조기는 고인이나 유족이 속한 단체가 조직 차원의 애도를 공식적으로 내거는 물건입니다. 반면 화환은 개인부터 회사까지 누구나 보낼 수 있는 보편적인 조의의 표현입니다. 꽃이라는 소재 자체가 위로의 뜻을 담고 있어, 보내는 주체의 성격을 가리지 않습니다.
지역과 단체에 따라 다른 관습
근조기 문화는 지역과 집단에 따라 온도 차가 큽니다. 지역 연고가 강한 곳에서는 향우회, 종친회, 어촌계, 산악회 같은 모임들이 구성원의 상에 근조기를 보내는 관습이 이어지고 있어, 장례식장 입구에 깃발이 여러 개 게양된 풍경이 낯설지 않습니다. 반면 대도시의 장례식장에서는 근조기보다 화환이 압도적으로 일반적이고, 근조기는 노동조합이나 협회 등 일부 조직의 관례로 남아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근조기를 보낼지는 개인의 판단보다 소속 단체의 전례를 따르는 것이 안전합니다. 모임에 근조기를 보내 온 관행이 있다면 그대로 따르고, 전례가 없다면 굳이 새로 만들 필요 없이 화환으로 조의를 표하면 됩니다. 근조기는 보통 단체가 제작해 보관하며 상이 있을 때마다 게양하는 방식과, 그때그때 주문하는 방식이 함께 쓰입니다.
무엇을 보낼지 정하는 기준
개인 자격이라면 답은 화환입니다. 개인 이름의 근조기는 관례에 없기 때문입니다. 근조 3단 일반이 9만원부터이므로 지인의 상이라면 이 선에서 충분히 예의를 갖출 수 있습니다. 단체 자격이라면 그 단체의 성격을 봅니다. 회사와 거래처 관계처럼 업무적 예우가 필요한 자리는 화환이 관례이고, 향우회나 조합처럼 연대의 표시가 중요한 집단은 근조기가 어울립니다. 단체에 따라서는 근조기와 화환을 함께 보내 격식을 두텁게 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근조기를 보내기로 했다면 두 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하나는 장례식장의 게양 공간입니다. 깃대를 세울 자리가 마땅치 않은 장례식장도 있으므로 배송 전에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하나는 회수 방식입니다. 단체 보관용 근조기라면 발인 후 누가 수거할지 미리 정해 두어야 분실을 막을 수 있습니다. 형식이 무엇이든, 고인을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한다는 본래의 뜻이 흐려지지 않는 선에서 고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