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입구에 늘어선 근조화환은 언뜻 보면 모두 비슷해 보입니다. 그러나 같은 3단 화환이라도 판매 가격은 업체에 따라 적지 않게 차이가 납니다. 그 차이를 이해하려면 화환 한 기의 가격이 어떤 항목으로 구성되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화환 한 기를 구성하는 세 가지 비용
근조화환의 원가는 크게 꽃값, 제작비, 배송비로 나뉩니다.
첫째는 꽃값입니다. 근조화환에는 흰 국화를 중심으로 거베라, 글라디올러스 같은 생화가 사용됩니다. 생화는 공산품과 달리 화훼 경매 시세에 따라 매입 가격이 매일 달라지고, 계절과 날씨의 영향도 큽니다. 같은 형태의 화환이라도 꽃을 얼마나 넉넉하게 꽂는지에 따라 재료비가 크게 달라집니다.
둘째는 제작비입니다. 화환은 완제품을 창고에서 꺼내 보내는 물건이 아니라, 주문이 들어온 뒤 플로리스트가 받침대에 오아시스를 고정하고 꽃을 한 송이씩 꽂아 완성하는 제작물입니다. 여기에 리본에 문구를 쓰는 작업, 지지대와 부자재 비용, 작업 공간 유지비가 더해집니다.
셋째는 배송비입니다. 화환은 크기가 커서 택배로 보낼 수 없습니다. 화원이 직접 차량으로 장례식장까지 옮기고, 빈소 앞 알맞은 자리에 세워 두는 것까지가 배송입니다. 기사 인건비와 유류비, 그리고 발인 전에 반드시 도착해야 하는 시간 제약이 모두 비용에 반영됩니다.
업체마다 가격이 다른 이유
같은 구성의 화환인데도 가격이 다른 가장 큰 이유는 유통 단계입니다. 주문만 받아 지역 화원에 넘기는 중개 업체가 사이에 끼면, 수수료만큼 가격이 올라가거나 같은 가격에서 꽃 양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화원이 직접 주문을 받는 구조라면 중간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같은 값에 더 충실한 화환이 나올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꽃 사용량과 등급의 차이입니다. 근조화환에는 표준 규격이 없기 때문에, 같은 3단 화환이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꽃 송이 수와 생화 비율이 업체마다 다릅니다. 가격이 눈에 띄게 낮은 곳은 그만큼 어딘가에서 재료를 줄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세 번째 이유는 배송 방식입니다. 자체 차량과 기사를 두고 직접 배송하는 화원이 있는가 하면, 외부 퀵서비스나 용달에 배송을 맡기는 곳도 있습니다. 외주 배송은 건당 비용이 들쭉날쭉해서 가격에 반영되는 폭도 커집니다. 장례식장과의 거리와 배송 시간대에 따라 같은 화환의 최종 가격이 달라지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실제 가격대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정찰제로 운영되는 곳을 기준으로 보면 근조 3단 화환은 일반 9만원, 일반B 10만원, 고급 11만원, 특 등급 14만원 정도의 단계로 구성됩니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꽃 송이 수가 늘고 화환의 볼륨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이 가격대를 기준점으로 삼으면, 지나치게 싼 화환은 재료를 어디에서 줄였는지, 반대로 유난히 비싼 화환은 어떤 비용이 더해졌는지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가격을 볼 때 함께 확인할 것
숫자만 비교하기보다는 그 가격에 배송비가 포함되어 있는지, 결제 후 실제 제작된 화환의 사진을 보내 주는지, 리본 문구를 주문자에게 확인시켜 주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편이 좋습니다. 화환은 보내는 사람이 실물을 직접 보지 못한 채 마음을 대신 전하는 상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의 구조를 이해하고, 확인 절차를 갖춘 곳을 고르는 것이 결국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