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인이 끝난 장례식장 앞에는 역할을 마친 화환들이 줄지어 놓입니다. 이 화환들은 폐기 절차를 거치는 것이 정상이지만, 일부가 회수되어 다른 빈소로 다시 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른바 재사용 화환입니다. 새 꽃값을 들이지 않으니 낮은 가격의 원천이 되기도 하는데, 받는 자리가 빈소라는 점을 생각하면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닙니다.
재사용이 이루어지는 구조
재사용의 핵심은 화환의 구조에 있습니다. 3단 화환은 받침대와 뼈대, 오아시스, 그리고 꽃으로 이루어지는데, 발인 직후 회수하면 꽃이 아직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시든 앞쪽 꽃 일부만 새 꽃으로 갈아 꽂고 리본을 바꿔 달면, 겉보기에 새 화환처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미 이틀 사흘을 버틴 꽃이 대부분이므로, 이런 화환은 빈소에 도착한 지 하루가 되지 않아 눈에 띄게 시들기 시작합니다.
이런 일이 가능한 배경에는 화환 유통의 특수성이 있습니다. 보낸 사람은 현장에 없고, 받은 유족은 경황이 없으며, 화환은 며칠 뒤 어차피 수거됩니다. 확인하는 눈이 없는 틈에서 재사용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구별 포인트
| 확인 지점 | 새 화환 | 재사용이 의심되는 화환 |
|---|---|---|
| 꽃잎 가장자리 | 탄력이 있고 색이 고름 | 가장자리가 마르거나 갈색으로 변함 |
| 꽃의 고개 | 송이가 위를 향해 단단히 섬 | 줄기가 힘을 잃고 고개를 숙임 |
| 물올림 상태 | 줄기 절단면이 촉촉하고 깨끗함 | 절단면이 마르고 어두운 색 |
| 오아시스 | 젖어 있고 꽂은 자국이 깔끔함 | 마른 부분과 여러 번 꽂은 구멍 자국 |
| 뒷면과 아랫단 | 앞뒤 꽃 상태가 고름 | 앞면만 싱싱하고 뒷면은 시듦 |
특히 앞면과 뒷면의 차이가 뚜렷하다면 의심할 만합니다. 갈아 꽂는 작업은 보이는 앞쪽 위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주문자가 할 수 있는 예방
빈소에 있는 유족이 화환의 상태를 일일이 살피기는 어렵고, 보낸 사람은 현장에 없습니다. 그래서 예방은 주문 단계에서 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가장 유효한 방법은 제작 사진을 받는 것입니다. 주문 건마다 제작 완료 시점의 사진을 보내 주는 업체라면 회수품을 내보내기 어렵습니다. 사진 속 꽃의 상태, 특히 꽃잎의 탄력과 색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 가격입니다. 생화 3단 화환의 정찰 가격이 9만원에서 14만원 사이에 형성되어 있는데, 이보다 크게 낮은 가격은 재료 어딘가의 절감을 의미하고 재사용은 그 방법 중 하나입니다. 주문 시점도 영향을 줍니다. 발인이 몰리는 오전 직후는 회수 화환이 가장 많이 나오는 때이므로, 급하게 낮은 가격을 찾기보다 제작 확인이 되는 곳에 정상 가격으로 주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신뢰는 확인에서 나옵니다
재사용 화환이 문제인 이유는 단지 값어치 때문이 아닙니다. 다른 이의 조사에 놓였던 꽃이 이름만 바꿔 또 다른 빈소에 서는 일은 조의의 무게에 맞지 않습니다. 제작 과정을 사진으로 열어 보이는 업체를 고르는 것, 그것이 주문자가 고인과 유족에게 지킬 수 있는 마지막 예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