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을 준비할 때 가장 판단이 어려운 대목은 화환과 부의금의 조합입니다. 화환만 보내도 되는지, 부의금만 해도 실례가 아닌지, 둘 다 한다면 각각 얼마가 적당한지에 대한 뚜렷한 규칙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관계의 거리를 기준으로 삼으면 대체로 무리 없는 선을 찾을 수 있습니다.
부의금만 하는 경우
직접 조문을 가는 사이라면 부의금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 직장 동료, 이웃처럼 개인 대 개인의 관계에서는 빈소를 찾아 예를 표하고 부의금을 전하는 것이 기본이고, 화환은 필수가 아닙니다. 특히 고인이나 상주와의 관계가 개인적인 친분에 가깝다면, 화환을 더한다고 예가 깊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화환만 보내는 경우
몸이 멀어 조문을 갈 수 없을 때 화환은 부의금을 대신하는 예의 표현이 됩니다. 지방이나 해외에 있어 빈소에 갈 수 없는 경우, 일정이 도저히 맞지 않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또 회사나 단체 명의로 조의를 표할 때는 화환이 기본 형식입니다. 부서 일동, 거래처 명의처럼 개인이 아닌 이름으로 마음을 전할 때는 빈소에 이름이 남는 화환이 부의금보다 자연스럽습니다.
화환만 보낼 때의 금액은 부의금을 대신한다는 점을 감안해 정하게 됩니다. 근조 3단 일반이 9만원, 고급이 11만원, 특 등급이 14만원 선이므로, 평소 부의금으로 5만원을 생각할 관계라면 9만원 화환으로도 그 이상의 성의가 전해집니다. 다만 화환은 주문 후 제작과 배송에 시간이 걸리므로, 조문을 대신하는 화환일수록 부고를 받은 당일에 주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 다 하는 경우
화환과 부의금을 함께 하는 것은 관계의 무게가 있을 때입니다. 가까운 친척, 오래 모신 상사나 은사의 조사, 회사 차원의 관계가 걸린 거래처 상가가 대표적입니다. 이때는 회사나 모임 명의로 화환을 보내고, 조문 자리에서 개인 부의금을 따로 전하는 조합이 가장 흔합니다. 명의가 다르기 때문에 이중으로 한다는 어색함이 없습니다.
같은 명의로 둘 다 할 때는 합계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균형이 잡힙니다. 이를테면 화환 9만원에 부의금 10만원이라면 합계 19만원의 조의가 되는 셈이니, 관계에 비추어 그 합이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은지를 보는 것입니다. 부의금은 조문 자리에서 직접 전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조문이 어려운 경우에는 계좌로 전달하고 화환을 빈소로 보내는 조합도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균형을 잡는 한 가지 기준
화환을 정중히 사양하는 상가도 있습니다. 부고에 그런 안내가 있다면 화환 몫을 부의금에 보태는 것이 뜻을 존중하는 방법입니다. 반대로 부의금을 받지 않는 상가라면 화환이나 근조바구니처럼 이름이 남는 형식으로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형식은 상가의 안내를 따르되, 마음의 크기는 관계에 따라 정한다고 생각하면 어긋나지 않습니다.
화환은 빈소에 서서 사흘 동안 이름과 함께 남고, 부의금은 유족의 실질적인 부담을 덜어 줍니다. 형식이 필요한 관계에는 화환을, 마음이 앞서는 관계에는 부의금을 중심에 두고, 둘 사이의 금액을 관계의 거리에 맞추어 조정하면 크게 어긋나는 일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액수의 크기가 아니라, 상을 당한 쪽이 위로를 받았다고 느끼는 데 있습니다.